#을지로 #다동 #용금옥 "90년 세월이 무색한 정갈함과 90년 세월이 느껴지는 깊음" #금이샘솟는집 1932년 무교동에서 개업한 용금옥의 뜻은 <금이 샘솟는 집>이다. 벌써 90년의 업력을 바라보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노포 중에 하나다. 서울에서는 이문설농탕, 형제추어탕 다음으로 역사가 긴 식당으로 역사가 긴 만큼 용금옥에 관한 에피소드도 참 많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JTBC 손석희 사장이 앵커브리핑에서도 언급했던 1953년 판문점 휴전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의 <용금옥의 안주인은 안녕하신가?> 일화이다. 뿐만 아니라 1973년 남북조절위 회의에 참석한 북측 부주석이 <용금옥이 아직 있습네까?> 일화 역시 용금옥의 맛과 유명세, 그리고 역사까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정도 유명하니 <용금옥 시대>라는 수필이 있을 정도가 아닐까? 워낙 많은 정치인, 문인, 예술인 등이 애정하는 집이라 그들의 식중 대화 속에 혹시나 특종이 있을까 해서 기자들도 많이 이곳을 찾는다는 뒷얘기도 참 재밌다. #추탕 미꾸라지로 만든 탕은 크게 미꾸라지를 갈아 된장으로 맛을 낸 남도식 추어탕과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 서울식 추탕으로 나뉜다. 용금옥은 형제추어탕과 서울식 추탕의 원조자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조금 먼저 개점한 형제추어탕이 원조일 수도 있지만, 오직 추탕만을 고집하는 용금옥이 원조일 수도 있겠다. 누가 원조인게 중요할까? 이제는 홀로 남아 100년 가까이 서울식 추탕을 끓여내는 곳이 서울에 있다는 것만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서울식 추탕은 소고기 또는 사골 베이스에 각종 채소를 넣고 육개장 처럼 얼큰하게 푹푹 끓여낸다. 마무리로 통미꾸라지를 넣어 미꾸라지 고유의 식감을 살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용금옥에 들어서면 이모님께서 "통으로요? 갈아서요?"라고 물으시는데, 주저 없이 통으로 달라고 하는 것이 이집을 온전하게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구수함과얼큰함 국물을 맛보면 진하고 구수하고 얼큰한 고기국이 떠오른다. 묵직함이 느껴지는 진국이다. 거기에 채소의 단맛이 감칠맛으로 잘 승화가 되었다. 묵직함이 버거우면 여기에 산초 조금과 후추를 넣으면 훨씬 추탕스러운 맛으로 변신한다. 옵션이 아닌 필수다. #통으로 "통으로" 요청을 하면 꽤 많은 미꾸라지가 보인다. 적어도 10마리는 될 것 같다. 기본 베이스에 통미꾸라지를 마무리로 넣어 끓였기 때문에 미꾸라지는 모양이 잘 잡혀 있다. 그래서 징그러울 수도 있지만 통미꾸라지에 청양고추나 마늘짱아치 하나 올려 먹으면 부드러운 미꾸라지의 매력이 냄새 없이 잘 느껴진다. 이게 통추탕의 매력이겠지.. #흰파 파를 담은 통을 보니 이집 음식 철학이 보인다. 보통 설렁탕집에 있는 파와는 달리 이집은 단맛과 향이 강한 대파의 흰 부분만 사용을 한다. 파그릇에서 녹색은 찾아볼 수가 없다. 흰파를 잔뜩 넣은 추탕은 신선함과 단맛이 증가한다. 통미꾸라지의 물컹함도 보완해주는 훌륭한 식감도 주니 음식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이런 정성도 생각할 수 없고 유지할 수도 없지 않나 싶다. #정갈함 묵직한 추탕에 비해 반찬은 서울식으로 참 정갈하다. 얌전하게 무친 숙주나물이 진한 국물에 익숙한 입을 중화시키고 잘 발효된 얼갈이 열무김치도 아삭함과 청량함을 준다. 무생채는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추탕에 넣어 먹어도 좋을 정도로 얌전하지만 식감도 좋다. 묵직한 추탕과 잘 어울리는 "opposite attract"의 반찬도 이집을 찾는 이유가 되겠다. #따듯함 용금옥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는 길은 따듯하다 얼큰한 추탕 한 그릇에 산초 풀어 먹으니 몸이 따듯해 진다. 입구에 걸려 있는 여러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따듯해 진다. 용금옥은 금이 샘속는 곳이 아니라 따듯함이 샘솟는 곳인가보다. PS: 국수와 밥은 무한리필이니 마음 놓고 드셔도 된다! #러셔스노포 #러셔스의베스트국밥 #러셔스의미슐랭
용금옥
서울 중구 다동길 24-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