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쿠시아게진 #串揚げ眞 "놀라운 창의력과 구성력 + 무한 발전 가능성까지" #꼬치 꼬치구이의 기원은 마치 국수의 기원이 언제, 어디인지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 듯 하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고 누가 알려줬는지도 모르지만 전 세계에 비슷한 형태의 요리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국수, 꼬치, 만두, 순대... 이런 요리들은 인간의 본성에서 기인한 가장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요리>의 형태일 수도 는데, 그 중에서도 꼬치는 가장 원초적인 요리의 형태가 아닐까 싶다. 뜨거운 불에서 조리하기 위해 뭔가에 끼워 조리하는 원초성과 직화성. 이것이 꼬치요리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쿠시아게 1900년대 초 발생한 일본 오사카지역의 노동자 계급의 스트리트 푸드였던 쿠시카츠는 덴푸라와는 달리 빵가루를 입혀 튀기는 카츠인데 지금은 어엿한 일식의 장르로 발전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식 꼬치인 야키토리가 최근 10년 사이에 엄청난 발전을 했다. 한국 외식문화의 다양성에 기인한 발전인데, 그 와중에서도 튀김꼬치인 <쿠시아게>는 꼬치요리의 한 장르, 또는 튀김요리의 한 장르로 틈새시장을 만들어 왔다. 처음 쿠시아게를 맛본 것이 2017년 정도로 기억을 한다. 쿠시아게 전문점이 없던 한국에 쿠시마사라는 괜찮은 쿠시아게집을 필두로 (물론 쿠시마사가 첫집인지는 모르지만) 점차 그 문화가 퍼지더니 요즘엔 꽤 많은 쿠시아게집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가격대도 다양하다. 쿠시마사, 쿠시카와, 쿠시아게진, 쿠시카츠쿠시엔, 쿠시가츠아게바, 쿠시토쿡 등등 망플에도 꽤 많은 집들이 등록이 되어 있다. #미슐랭쿠시아게 2020년 쿠시카와에 이어 2021년 미슐랭 더플레이트에 선정된 쿠시아게진은 최근 쿠이아게 레스토랑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라이징스타다. 젊은 오네쉐프인 훈남 김형준 쉐프가 창의적인 요리로 튀김요리 오마카세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린 식당으로 회자되고 있다. 12만원이라는 훌륭한 가격에 맛있는 튀김과 요리 15종을 맛볼 수 있으니 튀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디어 쿠이아게진의 인테리어는 아주 독창적이다. 다찌 앞을 모두 얼음트레이로 깔아놨다 (사진 24). 그 위에 채소플레이트와 참깨소스를 주니 신선함이 그대로 유지된다. 기름진 튀긴음식에 필수적인 리프레싱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주문한 사케와 사케잔을 눈앞 얼음에 꽂아두기 때문에 온도도 그대로 유지가 된다. 매일 얼음을 채우고 치우는 것이 손이 많이 가겠지만 이집의 아이덴티티와 음식의 맛을 북돋는데 기가 막힌 아이디어다. 뿐만 아니라 튀김 플레이트도 세 곳에 홈이 나있어 세팅해준 3종의 소스와 매칭이 된다. 홈의 위치에 맞는 소스가 가장 튀김에 어울리는 소스가 된다. #요리품평 튀김요리를 참 다양하게 풀어냈다. 지금까지 쿠시아게집은 꼬치튀김에 뭔가를 올리는 수준에서 끝이 났다면 여긴 튀김을 좀 더 다양하게 먹을 수 있게 해준다. 1. 새우튀김: 스타터로 시작한 새우튀김은 쿠시아게집의 간판이다. 스시집의 참치처럼 튀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살짝 오버쿡의 느낌이 있지만 새우를 감싼 시소잎이 향기로움을 준다. 좋은 아이디어다 (사진 2) 2. 전복튀김: 전복튀김을 개우소스로 만든 전복리조또와 함께 내어준다.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스타터로 좋다 (사진 3) 3. 메추리알: 첫 알은 반숙, 두 번째는 명란을 채워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 4, 5) 4. 트러플감자 고로케: 트러플 향을 넣은 고코케. 평범하지만 필수 아이템 (사진 6) 5. 대뱃살스시: 쿠시아게집에서 <스시>라니...? 이집은 그걸 해낸다. 밥을 꼬치에 튀기고 그 위에 얇은 오도로와 산미를 주는 사과젤리, 그리고 와사비를 올렸다. 맛은 기름+기름이라 조화로움이 아쉽지만 아이디어와 비주얼은 독보적이다 (사진 7, 8) 6. 콜드감자스프: 차가운 감자스프를 주셨는데 옥수수로 식감을, 식용 숯을 태워 향을 넣었다. 여름에 초당옥수수로 대체하면 훨씬 더 맛있어 질 듯 하다 (사진 9) 7. 갈비살타코: 살사와 구아카몰리를에 튀긴 갈비살을 올린 타코다. 한 입 음식으로 더할나위 없다. 매운맛 또는 고수 같은 맛의 액센트가 더해지면 훨씬 맛있어질 듯 하다 (사진 10) 8. 우니군함말이: <스시> 2번이다. 밥을 쿤칸마키로 튀기고 그 위에 우니를 올렸다. 뜨거운 튀김과 우니의 조합이 맛이 없을 수 없지 (사진 1, 11) 9. 스이모노: 곤이튀김과 굴국인데 중간에 입을 달래주기에 기가 막힌 순서다. 이집은 다른 쿠시아게집에 없는 이런 스이모노가 있어 구성상 더욱 만족스럽다 (사진 12, 13) 10. 샤또브리랑: 이집의 시그니쳐인데 이번엔 오버쿡이다. 오버쿡된 안심은 향이 달라지는데 다음엔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기를.... (사진 14) 11. 트러블고로케2: 속 재료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블랙트러플을 제스트로 잔뜩 올려주셨다. 누가 싫어하랴? (사진 15) 12. 대게살고로케: 대게살을 이용한 고로케를 게 내장소스와 함께 내어주신다. 맛의 일체감이 좋고 식감으로 주신 작은 칠게튀김 장식이 귀엽다. (사진 6) 13. 내쉬빌핫치킨샌드위치: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내쉬빌 핫 치킨샌드위치>다. 최소한 롸카두들과 동급 내지는 우위에 있는데, 바로 튀긴 매운 닭도 맛있지만 크로아상을 사용한 샌드위치는 천하무적이다. 게다가 애기 타바스코의 <Jinbasco> 로고는 샌스쟁이의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사진 17-19) 14. 똠얌국수: 마무리로 매운 똠얌국수를 내어주셨다. 조금 달았지만 마무리로 상큼하다. (사진 20, 21) 15. 디저트: 화분모양 아이스크림과 교쿠를 주셨다. 화분모양 아이스크림과 삽모양 스푼은 예전 "도사 바이 백승욱"에서 처음 봤는데, 오랜만에 보는 세팅이다. 참진 인장을 찍은 교쿠도 수준급이다. (사진 22, 23) #아쉬움 다양함과 아이디어로 입을 즐겁게 해주셨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1. 채소튀김이 없다. 튀김을 제대로 즐기려면 육류, 해물류, 채소류가 조화롭게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여긴 채소가 없다. 2. 재료 자체를 튀겨낸 튀김 보다는 고로케처럼 인위적으로 만든 튀김이 많다. 튀김은 재료의 맛을 기름과 강한 열로 익혀 지방의 맛을 더해 재료의 맛을 극대화 하는 과정이다. 해물도, 채소도, 고기도 모두 이런 과정을 통해 맛이 폭발하고 식감을 더한다. 그런데 이곳의 튀김들은 그 맛을 알기에는 종류가 좀 빈약하다. 3. 튀김 기본기가 아쉽다. 보통 쿠시아게집은 튀김 장인이 하나 하나 튀기면서 손님께 내어주신다. 그런데 여긴 온도가 세팅된 튀김기에 여러 꼬치를 한꺼번에 넣고 시간을 맞춰 튀겨낸다. 튀김도 재료의 수분상태, 질에 따라 기름의 온도와 튀기는 시간이 달라져야할 것이다. 레시피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이번에 먹은 튀김들이 전체적으로 오버쿡인것은 튀김기의 온도계가 처음 세팅에 비해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말해 이집의 음식은 튀김이 메인이 아니라 튀김을 베이스로한 요리집의 성격이 강하다. 이 부분에서 이집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 하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같은 아이디어와 요리 감성에 튀김기술이라는 무기가 더해지면 이집의 맛은 지금보다 더 비약적으로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종합 아주 좋은 집이다. 젊은 쉐프님의 요리에 대한 애정도 강하고 서비스 마인드도 너무 좋다. 외국 경험이 많으신 쉐프님이라 외국 음식을 접목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도 무한할 듯 하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아쉬운 점들이 점차적으로 채워진다면 굉장한 다이닝 플레이스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눈에 선히 보이는 곳이다.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PS: 쉐프님과 음식 이야기를 나누면서 망플 최고의 튀김플레이스인 <시라카와>를 소개해 드렸더니 영업 끝나시고 바로 방문을 하셨다. 그걸 내게 문자로 보내오셨으니 참으로 실행력 대단한 쉐프님이다. 요리에 대한 애정과 발전에 대한 갈망이 없다면 이런 실행력이 나오지 않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쉐프님이고 레스토랑이다. (참고로 김형준 쉐프님은 방문일 처음 뵌 일면식 없는 분이셨습니다) PS2: 본인이 번호로 단락짓는 리류를 쓰지 않고 주제어로 해시태그한 형태의 리뷰를 참 오랜만에 쓴다. 몇몇 홀릭님들은 본인이 정말 맘에 들거나 인상적이였던 곳을 이런 형식으로 리뷰를 쓴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다. 이곳은 정말 인상적이였다 #러셔스의베스트일식
쿠시아게 진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52-10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