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스시렌 "조용한 내공의 소유자 이성준 쉐프의 스시 변주" 스시쉐프계의 아이돌 이 별명은 오랫동안 회자되던 이성준 쉐프의 별명이다. 굉장히 동안이고 귀여운 모습 때문에 붙은 별명인데 이번에 만난 이성준 쉐프님은 중후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솜씨로 별명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쉐프님은 스시다츠의 다운그레이드 미들급인 다쿠에서 처음 만났었고 (쥐어주시지는 않음) 그 뒤로 기요세, 이토, 스미레에서 활동을 하셨다. 다시말해 스시 쿠루미 계열에서 활동을 하시다 2022년 처음으로 본인의 가게인 <스시렌>을 오픈해서 오너쉐프의 반열에 올랐다. 사실 본인은 이성준 쉐프님의 팬도 아니고 그 분 음식을 먹어본 경험은 없다. 그져 직간접적인 풍문과 경험을 통해 대략적으로 판단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호감가는 쉐프의 리스트에는 이성준 쉐프의 이름은 없었다. 단순히 유명한 쉐프님 정도로 알고 있었을 뿐. 꽤 유명한 분임에도 일부러 기회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첫째, 본인이 한국에 영구귀국 하면서 처음으로 먹은 스시가 스시타츠이고 아주 만족스러워서 방문한 스시타쿠에서 경험이 매우 불쾌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성준 쉐프가 타쿠의 헤드쉐프였고 본인은 다른 쉐프가 점심을 담당했는데, 접객도 허접하고 솜씨도 별로인 쉐프가 거들먹 거리며 쥐어주는 스시가 맛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타쿠에 대한 인상은 당연히 나빴고 헤드쉐프인 이성준 쉐프에 대한 호감도 생길 수가 없었다. 둘째, 불친절과 차별이라는 키워드. 망플의 스미레 평점이 꽤 낮은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접객이 나쁘다는 것이다. 접객이 나쁜 쉐프가 이성준 쉐프건 아니건 간에 헤드쉐프가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이 있을 텐데... 왜 이성준 쉐프가 있는 스시집은 접객 문제가 항상 불거지는지.... 게다가 인터넷 블로그 글에는 단골만 챙기고 일반 손님은 홀대를 한다는 글도 좀 보이기 때문에 도무지 호감을 가질 수가 없었던 쉐프였다. 그러다 이번에 개점한 스시렌의 망플 평가는 희한하게 아주 좋다. 본인으로서는 상당히 헛갈리는 이성준 쉐프의 솜씨와 정체가 너무나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행히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셔서 어렵지 않게 예약을 해서 방문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고 우려와 기대 속에서 스시렌을 만났다. 스시렌은 저녁 25만원인 하이엔드급 스시집이다. 당연히 내상을 입으면 안되는 금액의 스시집인데 다행히 꽤 만족스럽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왜 이성준 쉐프에 대한 풍문들이 생겼는지 내 기준으로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일단 이분은 아이돌이라는 별명과는 상반되는 목소리와 말투를 가졌다. 목소리가 차분하고 톤이 낮아서 잘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마스크까지 쓰고 말하니 명확하게 단어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선천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분이 아니셔서 손님에 따라서는 접객이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보통 이런 성품의 쉐프님들은 손님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 더 질문을 많이 하고 음식에 대한 대화와 일상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손님이 이끌어 나가야한다. 그러면 쉐프도 당연히 대화에 참여를 하게 된다. 이번 방문에서 정말 우연찮게 본인 일행 말고는 나머지 손님들이 정말 말 한 마디, 질문 하나 없이 주는 스시 먹는 스타일의 손님들이였다. 그러니 본인이 쉐프님을 독점하게된 꼴이 됐는데, 혹시나 그 분들이 보기에 본인은 단골이라 본인하고만 대화를 하고 설명을 해주는 걸로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한테도, 도미입니다, 성게입니다, 참치입니다.... 수준의 설명만 해주셨는데, 그걸 본인이 더 파고들어 어디산 성게입니까? 요즘은 맥스코도 좋더이다.. 예전엔 제주에서 해수우니 정말 흔했다 등등 본인이 대화를 이끌고 쉐프의 참여를 유도했다. 다시말해 나의 노력으로 쉐프를 나에게로 끌어들인 것이다. 나의 다이닝 재미를 위해 내가 노력을 했다. 술도 그렇다. 식당의 입장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술도 많이 팔아주는 손님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이날 병으로 사케를 드신 손님은 10명 중에 우리 포함 두 팀 밖에는 없었다. 게다가 우리는 두 병을 마셨으니 이날 주류 주문의 2/3은 전부 내가 마신 샘이다. 그러니 서비스가 안나올 수 있겠나? 스시집은 참 재미난 곳이다. 주고받음이 있고 관계라는 것이 있다. 이걸 더 농후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은 쉐프와 손님의 서로간의 태도이지 않을까? 이를 통해 친밀감이라는 것이 형성이 되고 그 다음에 단골로 발전을 해갈 것이다. 그래서 난 스시집이 참 좋다. 스시렌의 음식을 잠깐 이야기해 보면 좋은 재료로 이변 없이 정석대로 코스를 이어나간다. 대신 중간 중간에 특이한 요소들을 배치했다. 첫번째가 첫 피스로 나오는 해수우니... 해수우니를 스프 처럼 첫 음식으로 주는 스시집은 스시렌이 또 처음이다. 게살도 중식풍으로 수프를 만들었는데, 게살이 80%는 되니 수프라기 보다는 남발게의 변형이라고 하는게 좋겠다. 튀김을 잘 사용하는 것도 이성준 쉐프의 특징이다. 찐전복을 다시 한 번 튀겨 내는 것도 처음 본 형태의 전복이고 네기토로를 김튀각 위에 주시는 것도 이성준 쉐프의 트레이드마크 요리다. 게다가 옥돔을 튀겨서 김으로 싸주신 마키는 이날의 베스트였다. 스시집에서 튀기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곳은 이성준 쉐프가 처음인 듯 하다. 샤리는 너무 과하지 않게 차분하다. 탱글하게 튕겨내는 듯한 샤리의 식감과는 대조적으로 적절하게 짠맛과 신맛이 조화로운 샤리는 만능샤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스시에 잘 어울린다. 요즘 너무 샤리들이 짜지는 경향이 있는데, 스시렌은 자신만의 기준에서 잘 정착한 느낌이다. #인상적인피스들 1. 튀김 중에서 옥돔튀김 스시가 이날의 베스트였다. 제주의 호시카이에서 맛봤던 은갈치 3겹 샌드의 담백함과 입안 가득 밀려오는 풍만함과 필적할만한 어마어마한 맛이다. 빵이 정말 좋은 옥돔을 겉버속촉으로 튀겨냈는데, 그걸 통째로 김에 싸주셨다. 첫 눈에 한입거리라고 느껴 한 입에 먹었는데, 밀려들어오는 흰살의 풍성함과 튀김의 고소함이 기가막히다. 옥돔을 가장 호화롭데 먹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2. 히카리모노들 이성준 쉐프님 히카리모노 정말 잘 다루신다. 니싱이야 요즘 많이들 다루신다고 하지만 이렇게 담백한 니싱은 드물다. 비린맛 전혀 없이 니싱의 고소함만을 기가막히게 살렸다. 얇게 썰어 세 겹으로 올려주신 시메사바 역시 명품이다. 고등어는 싼생선이라는 편견 때문에 과소평가가 되고 있는데 고등어를 이토록 고급스러운 맛으로 승화시키다니… 3. 참치 하이엔드 스시집에서 참치가 맛이 없다면 죄악이다. 여름철에는 오오마산 혼마구로가 조업량도 적도 맛도 없기에 스페인, 아일랜드 등 북대서양 쪽 혼마구로가 더 많이 쓰이는데, 이날 맛본 아일랜드산 마구로들은 완전히 본인 취향이다. 산미도 적고 순수한 살맛이 가득하다. 오도로도 심줄 다 제거해서 녹는 듯한 지방의 풍미를 증폭시켰다. 4. 해수우니 고성산 해수우니를 수프처럼 주셨는데, 해수의 짠맛과 우니의 단맛의 대비가 참 좋다. 마치 옛날 바닷가에서 해녀들이 발라주는 우니를 홀짝홀짝 받아먹는 추억의 맛이랄까? 시즈오카산 생와사비를 조금 곁들여 먹으면 천국이 된다. #아쉬운점 1. 국물들이 빈약하다. 스이모노의 맛도 평이해서 국물 잘하는 집들의 감동을 줄 수준은 아니다. 2. 전체적인 구성이 하이엔드를 기대하고 온 분들에게는 평이해서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고 절대로 스시 초심자를 위한 맛들이 아니다. 조용한 내공과 기술의 의미를 담고 있는 요리들은 어느 정도 일식 내공이 있는 분들에게는 고개가 끄떡여지는 맛과 기술들이지만 초심자들에게는 그냥 흘려버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언이 이집에 딱 들어맞는다. 3. 서두에도 말했지만 쉐프님의 접객이 살갑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처음 오시는 분들이나 대화가 적게 오고간 손님들은 접객에 대한 아쉬움이 생길 수도 있겠다. 이날 저녁 전체 구성은 다음과 같다. #츠마미 해수우니 보울 - 마다이(참돔) 뱃살 - 카이바시 구이 - 꽃게수프 - 네기토로 김부각 - 무시아와비 텐푸라 - 아카무츠(금태) 돈 - 스이모노 #스시 마하타(능성어) - 칸파치(잿방어) 뱃살 - 쿠루마에비(보리새우) - 아오리이카(무늬오징어) - 혼마구로 아카미츠케(참다랑어 붉은살 절임, 아일랜드산) - 혼마구로 오도로 (참다랑어 대뱃살, 아일랜드) - 사와라(삼치, 아마도 ㅎ) - 우니(성게소, 멕시코 아마도 ㅎ) - 니싱(청어) - 미소시루 - 아마다이(옥돔, 튀김) - 시메사바(초절임 고등어, 3겹) - 아나고(붕장어) - 교쿠 #서비스 카즈노코(청어알) - 매실로 절인 마 - 시베사바 - 카라스미(숭어어란) 결론적으로 이성준 쉐프의 스시렌은 참 좋은 가게다. 높은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폭이 넓어져서 쉐프의 내공에 날개를 달아줬다고나 할까? 접객도 너무 요란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손님의 스타일에 따라 응대를 달리 해주시니 이것도 쉐프의 능력이고 손님의 역량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곳일 수록 단골 삼고 꾸준히 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이성준 쉐프님 새로 문연 업장 번창하시길.... PS: 본 리뷰의 내용은 개인적 견해이니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PS2: 두 번째 PS까지 보신 뽈친님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ㅎㅎㅎ #러셔스의베스트스시
스시 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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