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복서울해장국 #선지해장국 * 한줄평 : 반백년 인생 최고의 선지 해장국 1. 탕반을 기반으로 한 우리네 향토음식과 노포를 주제로 한 도서 출간을 앞둔 내가 <최고의 선지 해장국>이라 표현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존경을 담아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아직도 건강히 카운터를 지키며 주방을 관리하시는 유영자 할머님은 나이 마흔에 국밥 장사를 시작하여 여든이 다 된 나이에도 2015년 외길 직업인 분야에서 충북도지사상을 수상하기도 하셨다. 2. 내 고향 충주는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곳이다. 충주가 한강과 낙동강 사이 지정학적 요충지인데다 철의 산지라 삼국시대부터 백제와 고구려, 신라가 돌아가며 지배한 지역이다 보니 말을 할 때도 명쾌하지 않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충주 사람들이 “괜찮아요”라고 하면 안 해줘도 괜찮다는 것인지, 해줘도 괜찮다라는 의미인지 꼭 삼세번은 물어봐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는 그냥 있는 소리가 아니다. 3. 그런 동네에서 자그마치 40여년 해장국 외길 장사를 한 곳이고, 충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식당 중 하나가 바로 관아골 자리잡은 <복서울해장국>이다. 실제 내가 방문한 아침 7시, 식당은 동네 어르신들로 거의 모든 테이블이 가득찰만큼 성업 중이다. 4. 지역 사회에서 사랑받는 노포인만큼 식당의 인테리어 역시 지역 사회를 반영한 듯 보이는데, 양반의 고장답게 벽면 여기저기 붙은 서예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5. 주문한 음식은 <선지해장국>이다. 뼈해장국 육수를 베이스로 한 뚝배기에 우거지와 커다란 선지 2덩이가 들어가는데 한 술 뜨는 순간 입 안에서 “극락이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6. 푹 끓여낸 부드러운 우거지와 비단결처럼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국물, 뭉근하게 끓여내 단단하면서도 탱글한 식감은 그야말로 삼위일체이다. 7. 이 집의 요물은 바로 대파와 고추가루 베이스 특제 양념을 한 <다대기>이다. 본디 주방에서 나온 순정 형태 그대로 먹는 것을 선호하는데 테이블마다 양념통에 담아져 있는 형태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접시에 따로 내어준 것은 꼭 먹어보라는 권유다 싶어 국에 풀어봤는데, 얌전했고 순했던 국물이 전혀 다른 매력으로 변한다. #추가잡설 분명 사십여년 전 아버지와 방문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간판에는 겨우 30년 전통이라 되어 있어 식당의 역사를 여쭤보니 올해로 39년차라고 하신다. 식당 간판에 <Since 개업년도>으로 표기된 것이 2010년 안팍쯤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연차를 바꿔야 했던 번거로움을 버릴 수 있었던 <컬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은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실제 사농공상의 유교적 개념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1980년대 초반 지방의 중소도시만 하더라도 식당 사장은 <밥장사>로 폄훼되며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는 육체노동 직군이라 자식에게 식당을 물려주는 일이 흔치 않았다. 외식 산업이 부흥으로 경제적인 성공이 담보되자 덩달아 노포의 가치가 재조명되었고 이에 따라 <개업년도>를 저렇게 표기하게 된 것이다.
복서울해장국
충북 충주시 관아1길 16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이 집을 가보려는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갈 기회가 없네요..관아공원 쪽가면 항상 아서원을 가는 바람에...언젠가 충주에서 자게되면 아침에 꼭 들러봐야겠어요.^^
권오찬 @moya95
@hjhrock 꼭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제 추억 보정치도 있고, 충주 구도심 노포들이 대부분 충주 사람 입맛에 맞춰져 있긴 해도.. 저한텐 진짜 극락이었습니다!
맛집개척자 @hjhrock
@moya95 워낙 명성이 있는 집이라 충분히 맛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망고무화과 @yurasianne
선지가 무슨 스테이크덩어리처럼 있는데요? 열심히 노력하여 곧 해장국에도 입문하여 보겠습니다!!
권오찬 @moya95
@yurasianne 물에 빠진 고기의 맛을 알게 되면 식탁이 더 풍성해집니다. ㅎㅎㅎ
Luscious.K @marious
인생 최고라고 하시면 일부러라도 가야겠어요 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아현동 북성급입니다. 선지만 놓고 보면 복서울이 아마 전국 탑티어급일거에요. 그 옛날에는 잘 먹는게 바로 <복>이었으니 제가 충주살던 시절만 해도 “밥 먹었어?”가 인사였더랬어요.
Luscious.K @marious
@moya95 꼭 “복” 먹었어? 라고 안부 물으시는 것 같네요 ㅎ
Luscious.K @marious
저도 화답으로 끝내주는 순대국 하나 투척 ㅎ
단율 @kk1kmk
인생최고의 선지해장국이라니.. 꼭 가봐야겠네요 ㅋ
권오찬 @moya95
@kk1kmk 지방 식당에 국밥 먹으러 간다 하면 참 먼 길 떠나는건데, 의외로 충주가 이래 저래 1박 2일 코스로 즐기기 딱 좋은 도시야!!!
단율 @kk1kmk
@moya95 충주라고하니.. 빠르면 복숭아철, 늦으면 사과철에 1박2일로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ㅋㅋ
주아팍 @cats1212
오찬님이 괜찮다고 하시면 꼭 세 번 여쭤보기.. 메모…
권오찬 @moya95
@cats1212 ㅋㅋㅋㅋㅋ 꼭이요! 전북과 충청지역 사람들이 좀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