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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10개월

스시는 언제 제일 맛있을까? 똑같은 음식이나 음료도 때와 장소에 따라, TPO에 따라 맛이 다 다르다. 맥주는 한 여름 테니스치고 난 다음 첫 모금이 제일이고, 꼬냑은 난롯가에서 손으로 데워 가며 마시는 한 잔이나, 겨울에 등산가서 정상 위에서 마시는 한 잔이 최고 맛있다. 내 경우엔. 대한항공 타면 볼 수 있는 요즈음 다큐 중 스카치위스키 편에 이 이야기가 나온다. 짐 매큐언이란 대가의 친구들이 각자 인생의 스카치를 얘기한다. 가장 맛있었던 위스키. 추운 날 친구들과 낚시가서 나눠 마신 싸구려 스카치가 제일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스카치의 맛구성은 위스키 본래 맛 50프로, 누구와 마시느냐가 40프로, 나머지 10프로는 남이 사는 위스키일 때. 재미난 조크다. 누구와 마시느냐가 공통이다. 혼자 먹는 스시 맛있다. 연인과 먹는 스시는 더 맛있다. 하지만 신경 좀 쓰인다. 잘 먹는지 봐야 하고, 대화에 신경쓰랴 매너에 무관심할 수 없고. 생선도 스시도 좀 아는 척하랴. 바쁘지. 맘 편한 친구들과 먹는 스시가 좀 더 맛있다. 아는 척 할 필요 없고, 맛있게 즐기기만 하면 되고, 쉐프와 공감하고, 친구들과 공감하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칭찬하고. 스시는 50프로다. 엊저녁이 그랬다. 제일 맛있게 먹은 스시. 누구와 먹느냐. 그래서 동행이 편하게 즐기도록 하는 배려와 매너가 스시만큼 중요하다. 참 즐거운 기억에 남는, 손꼽는, 맛난 스시 저녁이었다. 꼬들한 샤리보다 더 단단한 사랑들이 알알이 느껴졌기 때문에.

사토시

서울 강남구 언주로170길 27 2층

Luscious.K

마지막 문장이 명문입니다 ㅎㅎ

권오찬

미식의 궁극은 음식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거나, 음식점에 대한 최신 정보를 알고 있는 그런 부분 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음식을 통한 교감 같습니다. 선생님 가족과 친구분들과 미식에 대한 좋은 경험을 나누시는 걸 보고, 미식을 진짜 잘 알고 계신 어른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최은창

@marious 사랑과 우정으로 니기리한 스시죠.

최은창

@aboutdaldal @marious 맞아요. 언어로, 글로 치환하지 않은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니까요.

최은창

@moya95 맞아요. 음식을 통해 공감하고, 공명하는 주파수를 늘여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늘 좋게 봐 주셔서 몸둘 바를 모릅니다.

이진쓰

역시 좋은 식탁은 좋은 사람이 만드나봅니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좋으면, 그 식사시간도 즐거워지더라고요>.<

맛집개척자

음식이 맛도 맛이지만 함께한 사람들이 좋으면 별거 아닌 음식도 산해진미가 되는 것이고, 불편하고 싫은 사람과 함께하면 사해진미가 개밥만도 못하게 되는것이죠...공감합니다..^^

최은창

@yijiniverse 그래서 같이 밥 먹는 사람을 식구라 하는 한자의 정의에 공감이 갑니다.

최은창

@hjhrock 맞아요. 그래서 맛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ㅎ

단율

어쩐지 ㅋㅋㅋ 그래서 그렇게 맛있었나봐요. 당연하면서도 쉽게 잊을법한 생각인데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글이네요 :)

주아팍

꼬들한 샤리보다 더 단단한 사랑들이 알알이 느껴졌다는 표현에 이마를 탁 치고 갑니다. 아주 진한 행복함이 느껴지네요..!

최은창

@cats1212 행복한 저녁이었어요.

Colin B

아, 마지막 문장 감동이에요.

최은창

@colinbeak 맛있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다금바리

혼자 먹는게 최고인거 같습니다.

최은창

@contail 오로지 스시에만 집중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