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다동 #인천집 "보쌈 외길 50년의 내공을 맛보세요" 1. 을지로 다동에 50년이 된 보쌈집이 있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는 아주 좁은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10여평 남짓한 작은 공간의 가게다. 딱 봐도 작은 4인용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조그만 방도 하나 있다. 전형적인 시내의 노포스타일이다. 아크릴 칸막이에 블랙핑크 제니가 반겨주고, 맥주집 달력의 수영복 모델 사진이 유명인들 방문 싸인과 함께 혼재되어 있는 벽은 왠지 80년대와 2000년대의 시공을 관통한 흔적으로 느껴진다. 노포매니아들에겐 매력적인 공간이다. 2. 이집 주력은 보쌈인데, 일반 보쌈과 굴보쌈 두 가지다. 굴보쌈은 겨울철 한정메뉴인데, 5월 중순까지는 판매를 하신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굴보쌈, 파전, 그리고 이집 식사 시그니쳐인 바지락칼국수를 주문했다. 3. 밑만찬은 단촐하다. 된장, 생마늘과 고추, 그리고 새우젓. 이집 새우젓이 굉장히 특이한데, 조미료맛 가득한 가짜 새우젓이 아니라 아주 짜디짠 진짜 새우젓에 <후추>를 듬뿍 넣은 이집만의 양념이다. 제대로된 새우젓의 감칠짠맛은 돼지고기의 냄새도 없애고 풍미도 키운다. 거기에 풍기는 후추향이 미각을 간지럽힌다. 아주 좋은 양념새우젓이다. 4. 보쌈고기가 정말 기가막히다. 국내산 생오겹살을 사용하시는데, 껍질과 비계층이 쫀독쫀독한 느낌이 나면서 꼬소~~~ 한 지방맛이 잘 어우러진다. 고기만으로 인정받을만한 잡내 없는 돼지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5. 보쌈집이니 보쌈용 양념이 중요한데, 이집은 갓만든 보쌈김치를 한덩이 주신다. 깔끔한 무채속을 살포시 절인 배추에 넣어 주시는데 너무 맵거나 달거나 MSG에 의존하지 않고 손맛이 느껴지는 적절한 양념이고 시원하다. 거기에 제철은 아니지만 비린향 없는 굴을 함께 먹으면 돼지의 눅진함과 경쾌한 느낌의 보쌈김치가 인상적으로 조화롭다. 참 맛있는 조합이다. 6. 이집 숨은 히든병기가 <오이소박이>다. 오이소박이를 따로 파는 집이 그리 많지 않아 더 귀한 메뉴인데, 본인이 오이소박이 빅팬이라 더 없이 반갑다. 이집 오이소박이는 일반적인 부추속이 아니라 양파속이라 시원감과 단맛이 더 난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꽤 맛있다. 기본적으로 하나 깔고 가면 돼지고기와도 좋고 특히 바지락칼국수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7. 마무리는 당연히 바지락칼국수다. 시원한 조개육수인데 살짝 조미료의 힘이 느껴진다. 대신 맑으면서 시원하다. 국수는 얇으면서 후들거리는 안동국시 스타일의 면이라 부담없이 쑥쑥 넘어간다. 마무리로 기가막히다. 이집 국수를 더 맛있게 해주는 양념이 국수 위에 살짝 올려주시는 고추다대기인데, 조미료의 텁텁함을 지우기에 좋다. 8. 참 좋은 노포다. 사장님도 다정하지는 않지만 음식에 자부심이 있고 음식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 주신다. 손맛도 좋아 음식 하나하나에 액센트가 있어 젊은 층에도 어필 가능한 스팩트럼 넓은 맛이였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PS: 의리있는 사장님 - 우리 일행 덩치가 좀 커서 작은 테이블에 편하게 앉기 벅찼는데, 예약손님이라고 옆 테이블에 손님을 받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ㅎㅎ 감사하게도 이 좁은 가게에서 우리 테이블만 여유롭게 앉아 음식을 즐길 수 있었는데, 한 번 약속한 것을 지켜주시는 사장님의 의리에 감사했다. 기회되면 자주 방문해야겠다. PS2: 생굴이 끝물이라 굴향이 강하지 않은 것이 본인에게는 아쉽지만 굴을 잘 못드시는 분들에겐 오히려 부담이 덜할 수도 있겠다. #러셔스베스트보쌈 #러셔스의베스트수육 #러셔스의베스트고기 #러셔스의베스트김치 #러셔스의베스트칼국수 #러셔스노포
인천집
서울 중구 다동길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