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 #도우미식당 #무계획제주미식여행 3/24 한줄평: 이번 제주여행 1등 식당! 두줄평: 외지인 출입금지, 도민 전용 식당속으로 풍덩 빠져들기 세줄평: 평생 가장 털털하고 즐거운 식당 네줄평: 귀한 식당이라 우리 스스로 방문을 자제했으면 하는 식당 제주는 돼지 천국이다. 그래서 돼지고기 구이집도 많고, 고기국수집도 많고, 돼지(순대)국밥집도 많고, 돔베고기집도 많다.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이 많은 돼지요리집을 찾는데, 관광객 대상 식당의 경우 왠지 천편일률적인 세팅과 뭔가 2% 부족한 현지감으로인해 현지인 식당을 굳이 찾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발굴된 맛있는 현지인 식당은 많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하시게 되고 다시 관광객 식당으로 변질되는 아쉬운 역변 프로세스를 타기도 한다. 당연히 가게 사장님들의 입장에서는 손님 많고 장사 잘 되서 돈 많이 버시는 것이 좋겠지만 나 같이 이기적인 탐식가에게는 이런 변화들이 순진한 친구가 날라리로 변한 것 같은 아쉬움도 느껴진다. #도우미식당 이번 제주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도우미식당>은 서귀포 시내에서 중산간쪽으로 올라가는 외진 곳에 있다. 남원읍에 속해있고 칡오름 바로 밑이라 경치가 아주 좋은 촌동네다. 다행히 바로 옆에 서귀포 농업기술센터가 있어 조금 발전된 모습이 보이고 중산간도로가 뚤리면서 접근성은 용이해졌으나 걸어다니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다. 식당 앞에서부터 뭔가 일반 식당 분위기는 아니다. 넓은 마당의 가정집인데 많은 화분들, 특히 소나무분재들이 잔뜩 있고 콩들이 한 가득 자라고 있는 마당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식당은 실내와 세미실외가 있는데, 점심은 실내에서 영업하시고 저녁은 세미실외에서 영엽을 하신다. (그 이유는 잠시 후에...) #외지인출입금지 진짜 외지인 출입금지인가? 대답은 Yes 그렇다고 100% 금지는 아니고 사정상 이렇게 되셨다고 한다. 노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여사장님께서 점심과 저녁장사를 나눠서 하시는데 점심은 부모님께서 실내에서 도와주시고 저녁은 세미실외에서 혼자 운영을 하신다. 노부모님께서 코로나 백신 접종도 하지 않으신데다 혹시나 장사 도와주실 때 감염의 위험도 있을 수 있어서 되도록이면 아는 분들 위주로 장사를 하시고 외지인은 안받게 되셨단다. 특히 부모님이 가게에 나오시는 점심에는.... 다행히 저녁에는 여사장님 혼자 장사를 하시니 관광객도 가끔 받으시는데 사실 이 식당이 외부에 알려진 식당이 아니라 찾아오는 외지 손님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하신다. 우리 일행에게도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물으셔서, 사장님 솜씨 이미 소문 많이 났다고 말씀드렸다. 다시말해 진짜 외지인 출입금지가 아니라 부모님을 생각하는 따님의 마음에서 비롯된 형태의 손님 응대라고 할 수 있다. #음식의맛 이집 음식의맛은 그냥 음식 아주 잘하시는 동네 언니의 맛이라고 할 수 있다. 무적권적으로 맛있다. 지금까지 제주에서 맛있다고 생각했던 식당들은 모두 반찬맛이 기가막힌데, 이곳 사장님 역시 손맛이 정말 좋으시다. 하나부터 열까지, 심지어 밭에서 나는 식물까지 맛없는 것이 없다. 괜히 이집이 7일간의 제주여행 식사 중 최고라고 꼽았겠나? #오겹살정식 이집은 단일메뉴다. 오겹살정식. 1인분 정확히 200g의 제주 생돼지 오겹살을 주신다. 거기에 각종 반찬과 비빔국수, 김치찌개가 포함이 되니 여간 푸짐한게 아니다. 우리가족 4인이 6인분을 먹고 배찢할 수준으로 풍성하게 주신다. 일단 고기의 질이 너무 좋다. 어디서 받아오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명한 5겹의 구분운 오겹 중에서도 상품의 오겹이다. 두툼하게 썰어 올려주시니 껍질과 비계층 사이에서 뿝어져 나오는 지방과 육즙이 폭발한다. 냄새는 하나도 없이 부드럽게 고기맛을 정확하게 내어주는 맛있는 고기다. 이 맛있는 고기를 연탄불에 구우니 더 맛있지 않겠나. 숯불보다 고기를 더 맛있게 구울 수 있는 불이 너무 강하지 않고 일정한 화력을 내는 연탄불인데 싱싱하고 맛있는 고기와 연탄불이 만나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반찬들 모든 반찬들은 김치만 빼고 여사장님이 손수 만드신다. 예전엔 김치도 어머니와 함께 담그셨는데, 이제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제주산 김치 중에 맛있는 것을 받아 쓰신다고 한다. 솔직히 받아온 김치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김치가 시원하고 맛있다. 이외에 무생채, 콩나물무침, 파무침, 오뎅조림을 주시는데, 김치와 더불어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불위에 구우면서 먹는다. 물론 사장님께서 구워주시지는 않아도 친절하게 먹는 법을 설명해 주시니 어려움은 없다. 반찬 모두 조미료맛 거의 없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돼지기름과 뒤섞여 우리가 다 아는 놀라운 맛을 낸다. 이집 맬젓이 참 맛있다. 일반 식당 보다 좀 더 꾸릿한 듯 하면서 조미료맛 없어 텁텁함이나 단맛이 없다. 샌스있게 껍질 한쪽만 벗긴 통마늘을 주시니 구워먹기 너무 편하고 훨씬 크리미한게 맛있다. 게다가 요즘 쫌 하는 고기집에서 주신다는 통새송이도 하나 주시는 것을 보면 무턱대고 장사하시는 것은 아니다. 시대 트랜드에 맞게 음식을 내어놓으신다. #쌈채소와 #제피 쌈채소도 다른 곳과는 다르게 독특하다. 쌈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쓰신다는 뜻이다. 상추는 당연하고 여기에 쑥갓, 당귀, 알배추와 풋고추를 주신다. 친절한 동네 아저씨께 이집 이용법을 배웠는데, 마당에 지천을 널려있는 콩밭에서 콩잎을 따서 먹을 수도 있고 움막 옆 제피나무에서 제피잎을 따서 돼지고기와 먹어도 기가막히다. 특히 <제피>는 새로난 연한 잎을 따서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향기로움이 정말 천국같다. 쌈을 싸도 맛있고, 비빔국수에 넣어 먹어도 향기롭고 심지어 쏘주에 넣고 우려 먹으면 완전히 최고급 쏘주다. 세상 어디서 제피-한라산 쏘주를 먹어보겠나? (사진 16-19) 바로 여기서만 가능한 푸근함이다. #비빔국수 그토록 찾아다니던 인생 비빔국수를 여기서 만났다. 본인은 상업적으로 툭 쏘면서 시큼 달콤한 비빔국수를 굉장히 싫어하고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시골풍 비빔국수를 좋아하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두 집이 이미 폐점된 상태라 새로운 비빔국수에 대한 갈망을 이곳에서 풀 수 있었다. 맵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정확하게 매운맛과 달콤한 맛의 발란스가 맞춰졌고 구수한 시골의 장맛까지 느껴지는 완벽한 비빔국수를 고기에 조금 싸먹으라고 주시는데 솔직히 산더미 처럼 주신다. 국수 삶기도 좋고 맛도 좋고.... 액센트로 제피잎을 잔뜩 넣어 먹으니 왠만한 파인다이닝 등에서 주는 국수나 파스타가 안부럽다. 당연히 고기 한 점과 같이 먹으면 더 맛있고 ㅎㅎ #김치찌개 김치가 맛있으니 김치찌개도 맛이 있는데, 생각보다 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다. 고기맛 많이 나는 묵직한 맛은 아니고 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그런 김치찌개. #주민들에파묻혀 이날 꽤 여러 테이블 손님들이 계셨는데 당연히 외지인은 우리 가족 뿐이였다. 사장님은 모든 테이블 손님들과 다 아시는 동네분들이고 서로서로 안부를 물으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그 중 한 테이블을 차지하면서 이질감 없이 대해주시는 친절함도 좋았고 더 맛있게 먹으라고 이런 저런 훈수도 주시는 모습이 정겹다. 심지어 동네 어머님들 식사 테이블에서는 사장님께 이제 장사 그만하고 이리 오라고 하시면서 같이 먹고 마시고 ㅎㅎㅎ 이로서 이미 장사는 끝 ㅋ 시원한 바람 솔솔 부는 세미야외에서 동네 분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이런 식사가 <행복한 식사>가 아닐까? #우리가 보존해야 하는 가치 조금 이기적으로 들릴 수 있을 수 있으나 나는 이 리뷰를 보시는 분들은 이곳을 가지 마셨으면 한다. 특히 유튜버나, 방송 관계자나, 언론 관계자나, 심지어 XX로드 하시는 유명인은 제발 안오셨으면 한다. 내가 느끼고 맛본 음식은 현재 이 상태로 보존이 되야만 맛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아니겠나? 유명하다고 더 많이 알리게 되면 당연히 그 맛과 정서는 깨지고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이 동네 분들이 계속 이렇게 오붓하게 모여 식사할 수 있게 우리는 여기 말고....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그런 집을 가는 것이 이곳을 잘 보존하고 돕는 길이 아닐까? 나에게 놀라운 경험을 하게해준 <도우미식당>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큰 박수와 함께 감사를 드립니다 ㅎㅎㅎ Special Thanks: 이 식당의 존재를 처음 알려주신 망플 문화전도사 홀릭블랙 권오찬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PS: 놀라은 사실 중에 하나가 이날 제주 분들 모두 참이슬만 마시더라 ㅎㅎㅎ 한라산은 나랑 아내만 ㅋ PS2: 사장님 많이 바쁘시니 반찬 Self, 음료 Self, 제피 Self, 콩잎 Self!!!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고기 #러셔스의베스트숯불구이 #러셔스의베스트돼지국이 #러셔스의베스트국수 #러셔스의베스트김치 #러셔스의베스트김치찌개
도우미식당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중산간동로 7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