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을찾아서

가을밤 야장에서 즐기는 백반. — 가을, 노포, 야장, 백반, 그리고 제육볶음. 하나같이 날 설레게 하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곳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이수역의 뒷편 굽이굽이 휘어진 골목길에서 희미한 불빛으로 주위를 밝히고 있는 한 식당. 간이식탁의 색깔처럼 빨개진 얼굴을 한 어르신들이 늦여름-초가을의 밤을 만끽하고 있다. 뒷편의 농익은 대화를 배경음악 삼아 제육 테라피로 하루의 ... 더보기

옹기종기 식당

서울 동작구 동작대로31길 27-12

제육의 존재감. — 빨간 기름을 두른 제육이 식탁 위에 오를 때 그 남자의 마음은 흔들렸다. 저육(猪肉, 돼지고기)을 양념에 볶아내는 요리 제육볶음. 순대국, 돈까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남초 음식”으로 꼽히는 음식이지만, 내겐 그보다는 평양냉면의 대척점에 있는 음식에 가깝다. 어떤 판단이나 추론을 따로 요구하지 않는 “직관”의 맛. 빠꾸 없이 직진하는 상남자의 취향. 이곳의 제육볶음은 돼지고기에서 새어나온 기름이 고추를 ... 더보기

청주식당

서울 마포구 성지1길 18

황혼의 김치볶음밥. — 어두운 거리를 쓸쓸하게 밝히고 있는 백반집 하나. 노년의 남자 사장님이 홀로 가게를 지키고 있다. 한 쪽 벽은 앳된 얼굴의 배우들이 공연 뒷풀이를 하는 사진들로 가득 차있는데, 사진 속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조용한 식당의 분위기와 대비를 이룬다.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김치볶음밥과 홍어 한 접시를 주문했다. 겸상이 어색한 이 두 요리가 한 식탁에 올려져 있는 사진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 더보기

덴뿌라

서울 성북구 성북로 75-1

사장님, 이렇게 장사하시면 안되죠. — 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세 번째 편에선 한 백반집을 고발하려 합니다. 화양동에 있는 <한식당>. 보통명사를 이름으로 써서 지도앱에서 검색도 어려운 이 식당을 굳이 찾아 간 이유는 이 집의 운영행태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세간의 평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찾아가 보니 정말 고쳐야할 점 투성이더군요. 일단, 메뉴판에 허위 기재된 부분이 있습니다. ’한상차림‘에는... 더보기

한식당

서울 광진구 동일로24길 29

파인다이닝보다 맛있는 백반집. — 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두 번째 판에 이미 끝판왕이 등장해버렸다. 식사하는 내내 감탄을 멈출 수 없었던, 서울 최고의 백반집. “밑반찬”이라는 단어엔 요리의 밑에 깔리는 반찬이라는 뜻과 식당의 노고를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관념이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반찬 하나하나는 엄연한 요리다. 이 집을 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젓가락으로 깻잎무침 한 장을 집어 밥을 싸서 먹... 더보기

0.3 수제비 칼국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27길 9

그야말로 백반집의 best practice. — 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첫 식당으로 이 집을 소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낮은 가격 저항선과 상승하는 원가 사이에서 압사할 위험에 빠진 백반집 중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끈적한 식탁“으로 대변되는 백반집의 위생 문제는 인력 부족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 집엔 그런 문제가 없다. 테이블 오더를 받고 반조리를 현명하게 활용해 효율적으로 인력... 더보기

참터식당

서울 송파구 오금로38가길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