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사토시 "Q: 나와 스시 철학이 같은 쉐프님을 만난다면?" "A: 단골이 되지" 스시타츠, 스시이토 등 강남 주류의 스시야 메인카은터에서 이타마에로 일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이광우 쉐프님이 약 2년 여 전에 오픈한 <스시사토시> 본인 스시 스타일을 스스로 <잡종>이라고 지칭하시며 원물, 기술, 맛, 접객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섬세함으로 새롭게 스시계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획득하시기도 했다. 사토시를 경험한 후 느낀 점은 1. 놀라운 원물의 퀄리티 2. 원물의 맛에 집중하는 쉐프의 철학 3. 원물 맛을 극대화 하는 쉐프의 기술 4. 단단함과 꼬들함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샤리 5. 처음 가도 어색함 없지만 과하지도 않은 쉐프의 접객 6.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섬세함의 극치 메니져 이렇게 써놓으니 완벽한 스시야가 된 것 같네 ㅎㅎㅎ #재료 스시는 재료가 8할, 기술이 2할이라고 한다. 그만큼 원물의 퀄리티가 스시의 맛을 좌우하고 비싼 스시집일 수록 맛은 <좋아야만 한다> 이곳을 재료의 퀄리티 최상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음식에서 잡내가 없는 점이다. 시로미는 상쾌하고 아카미는 고소하고 히카리모노는 눅진하고 갑각류는 감칠하다. 크다고 다 맛좋은 것은 아니지만 클 수록 비싼 것이 해산물이고 맛도 깊은데... 우리나라 절대 스시야라고 할 수 있는 스시인, 스시마츠모토, 그리고 이집에만 우니를 공급하는 도매상으로부터 받는 하이퀄리티 우니. 솥밥에 사용하는 금태는 30cm 이상 대물이 아니면 낼 수 없는 풍부한 맛을 내고 옥돔튀김의 빵을 보면 눈썰미 있는 스시메니야들은 원물의 크기를 상상해 날 수 있을 정도로 두껍다. 상쾌하기까지한 안키모도 그렇고 자칫 비릴 수 있는 대왕새조개는 싱그럽기까지 하다. 재료에 대한 타협은 없다. #기술 나의 스시 스타일과 이광우 쉐프님의 스타일이 부합되는 부분이 맛의 철학을 지키기 위한 기술이다. 요즘 미들급 스시야들이 아부리 및 숯불을 많이 사용한다. 스시코우지의 인두 지짐 사바보우즈시는 유명하지만 호불호가 나뉜다. 솔직히 말해 비싼 스시야일 수록, 자존심이 쏀 이타마에일수록 불의 사용을 최소화 한다. 불맛은 맛을 상승시키지만, 불향으로 좋은 재료의 미묘함을 죽이고 신선도 낮은 재료의 잡내를 잡을 수가 있는 나쁜 쓰임새도 있기 때문이다.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불을 최소화한 조리법 재료마다 적용되는 적절한 숙성법 잡내가 기본 장착되는 재료의 잡내를 잡고 맛만 살려내는 자신만의 조리법 등등 재료의 질도 좋지만 그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는 기술 또한 대단하다. #샤리 내가 꼬들한 샤리를 이토록 좋아하는 지를 이제서야 알았다. 샤리의 식감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발군의 식감을 가지고 있다. 쌀알 한 알 한 알이 살아있으며 젤리 처럼 치아를 튕겨내는 듯한 탄성은 정말 대단하다. 자칫하면 안익은 쌀 처럼 단단할 수도 있는데 딱 그 경계선에서 탱글한 탄성을 만들어 낸다. 게다가 너무 시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적절한 샤리의 맛은 모든 네타와 조화롭다. 이런 역대급 식감의 샤리는 솥밥에도 고스란히 적용이 되서 본인 인생 솥밥을 이광우 쉐프님께 선물 받았다. #접객 손님들이 스시야에 가기 겁내는 이유 중에 하나가 처음 가는 곳, 스시 초보, 혼밥 하는 손님 등 쉐프가 본인을 무시할까봐.... 또는 단골들과는 화기애애한데 본인만 투명인간 취급을 받을까봐.... 같은 막연한 불안감일 수가 있다. 실제로 쉐프와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꽤나 손님도 쉐프에게 신경을 써야하고 대화에도 동참해야 하며 적절한 스시 지식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하고 적절한 술판매까지... 두루두루 쉐프의 환심을 사야할 부분이 있다. 그런데 이광우 쉐프님은 이런 불안감을 절대 주지 않는 분이시다. 본인 일행이 네 명이고 술도 많이 먹는지라 우리 쪽에 신경을 많이 쓰실 수 있음에도 옆자리 커플, 그리고 그 옆 혼밥 하시는 분들까지 틈틈히 질문하고 말을 걸어가며 대화를 이끌어 가신다. 이런 쉐프님의 접객 덕에 일곱 명의 손님은 다 함께 사케로 대동단결하며 건배를 할 수가 있었다. 처음 가는 분들도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다. #메니져 메니져님도 역대급 메니져님이다. 보통 연륜이 있는 여성분들이 스시야 메니져를 많이 하시는데, 이광우 쉐프님은 예전에 친분이 있는 최고의 메니녀님을 직접 개업 부터 모시고 와서 함께 운영을 하고 계시다. 얼마나 섬세한지, 기본적인 친절 서비스는 당연히 장착을 해주시고, 지금까지 격어보지 못한 서비스.. 예를 들어 나의 젓가락이나 스시 먹는 손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은 눈여겨 보시다 알아서 다 치워주시고 재배치 해주시는 놀라운 눈썰미를 보여주신다. 카운터 앞의 쉐프의 접객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카운터 뒤의 메니져님의 능력도 스시야의 품격을 한 층 높이는데, 이곳 메니져님이 딱 그런 분이시다. 쉐프님의 성격인지는 몰라도 오마카세의 구성이 일반적이지는 않다. 쥬도로를 처음 내는 것 부터 특이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쥬도로 - 아지> 라인업으로 시작하는 시스집을 본 적이 없는데, 이광우 쉐프는 그져 맛있는거 먼저 드리려고 그런다고 하신다 ㅎㅎ 그러면서 한 마디 더 거든다... "사실 다 맛있어요 ㅎㅎ" 이날 음식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쯔마미 - 자연산 히라메/엔가와 사시미 - 낚시 야리이카(한치)와 통영 해수우니 소스 - 카와하기(쥐치)와 쥐치간 소스 - 숙성 가츠오 사시미 - 왕토리카이(새조개) 숙회 아부리 - 쪽파숙회 스미소 소스 - 자연산 아마다이(옥돔) 튀김, 참나물 튀김 - 바지락 스이모노 #스시 - 쥬도로: 스페인 자연산 - 아지 - 홋카이도 우니 - 네 마리 아마에비 - 자연산 쿠로타이(감성돔) - 이마아지 - 아카미 쯔케: 스페인 자연산 - 금태솥밥 - 시메사바: 2주 숙성 - 아나고 - 교쿠 -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서비스 - 카파마키 - 아지 사시미 - 안키모 - 츠케 데카마키 인상적인 피스들을 이야기해 보면... 1. 금태솥밥 인생금태솥밥이다. 매번 나오는 것은 아닌 듯 한데 다행히 옆 손님께서 요청을 하셔서 준비를 하셨단다. 고슬하고 탄력있는 밥알은 샤리와 같다. 감칠맛 나는 맛과 그 뒤에 이어지는 버터맛 같은 고소함은 솥밥의 백미다. 혹시 버터를 넣으시고 밥을 지으셨냐 물으니 최소 30-40cm 대형 금태로 밥을 지으면 금태의 지방으로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한다. 작은 금태로는 어림도 없는 멋진 재료의 퀄리티다. 2. 시로미들 이집에 반한 이유 중에 하나가 시로미들인데... 시로미를 잘못 숙성시키면 너무 질기거나 수분을 많이 뺐거 마른 느낌이 난다. 그런데 이곳의 시로미들은 적절한 부드러움과 살캉한 식감, 그리고 감칠맛과 수분감까지 보유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그 어떤 스시야 보다 시로미의 달인이다. 3. 히카리모노 시로미 뿐만 아니라 히카리모노 다루는 기술도 기가막히다. 이날 시마아지, 아지, 사바 모두 먹었는데 각각 다른 숙성기술과 숙성시간, 적절한 고명으로 맛을 최적화 했다. 시마아지의 연한 마늘 고명으로 흰살생선 같은 시마아지를 튀게 만들고 향기롭기까지한 2주 숙성 시메사마도 기존 고등어와는 차원이 다른 탱글함과 경쾌함이 느껴진다. 아지는 맛없없이니 말할 것도 없다. 4. 우니 이집의 우니는 특별하다. 우리나라 최정상급 스시야인 스시인과 마츠모토에만 우니를 공급하는 도매상에서 우니를 받으신다. 우리나라 스시야 중에 딱 세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우니를 먹을 수 있다. 달고 부드럽고 향기로운 우니는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우니의 바다비린내 없이 그져 향기만 가지고 있다. 기가 막히다. 5. 츠케 참치가 참 좋다. 자연산 스페인 참치인데, 해동기술이 얼마나 좋은지 전혀 냉동참치였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아카미의 산미를 싫어하는 본인이 딱 좋아하는 감침맛과 고소함만 있다. 자연산 특성상 지방이 적어 츠케를 하시는데, 특히 아카미 츠케를 잔뜩 말아낸 <츠케 데카마키>는 서비스로 받기 아까울 만큼 미치도록 맛있다. 배부른 일행도 다시 스시를 먹게 만드는 마성의 츠케기술 ㅎ 6. 옥돔튀김 쉐프님이 오히려 나에게 감사하다고 했던 요리다. 옥돔살을 비늘 살려 튀겨내셨는데, 빵이라고 부르는 살의 두께가 튀긴 후에 약 2cm 정도다. 튀김 전에는 그 이상이였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실제 옥돔의 크기가 가늠이 된다. 최소 30cm 이상은 되야 나올 수 있는 최상급 옥돔을 쓰신다는 이야기... 그걸 알아봐주는 손님이 앞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쉐프님의 마음과 더불어 너무나 맛있는 요리를 먹었다. 7. 안키모 이집에서 인생요리 많이 먹는데, 인생 안키모도 여기다. 비린맛 하나 없고 상쾌게 고소하다. 다음날 내려고 숙성중인 것을 서비스로 내어주셨는데 여기서 인생 안키모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원물도 좋겠지만 비린맛 빼는 기술이 대단하니 삼대 진미라고 불리우는 푸아그라가 우습다. 8. 아나고 스시야 마다 특유의 아나고 스타일이 있는데, 사토시의 아나고 스타일은 굉장히 독특하다. 아나고 특징은 부드러움에 의존하지 않고 맛과 함께 식감으로 승부를 했다. 가운데는 부드러우면서 양 끝단은 바삭하게 구워내서 부드러움과 함께 바삭한 치감까지 동시에 느껴진다. 이런 아나고는 처음이다. 인상적인 피스들을 뽑아 봤지만 이런 작업이 무색할 정도로 모든 요리가 맛있다. 원물이 좋고 철학기 나랑 맞고 그 음식철학을 현실화 시키는 기술까지 있으니 맛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집에 푹 빠졌다. 이집 단골 삼으려 한다. 뭐 하나 부족함 없는 완벽한 스시야.... 다음에 가면 킹크랩 다리회 하나씩 주신다고 했으니 빨리 날 잡아야 겠다. 이광우 쉐프님 정말 잘 먹었습니다 #러셔스의베스트스시 #이광우쉐프
사토시
서울 강남구 언주로170길 27 2층
권오찬 @moya95
스시는 여전히 제게 어려운 벽같은 존재에요. 스시 오마카세 다니면서 얻은 결론은 “아는 사람 따라다니면 대접받는다”였음! ㅋ 특히나 힐튼구상노에서 확실히 깨달았죠. ㅋ
Luscious.K @marious
@moya95 돈이 일단 많이 들죠 ㅎㅎ
권오찬 @moya95
이 멘트를 이 업장에다가 제가 달았었군요. 3개월 전만 해도 여길 갈지 생각도 못 했었는데. 인연이란게;; 사토시는 어떻게 써도 예나파님 글이 조인성 정우성 이정재라;;; 뭘 쓰긴 써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
Luscious.K @marious
@moya95 오찬님의 필력을 누가 따라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