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횡계 #진태원 "샘킴이 중식을 만들면 이런 느낌? + 신선한 청결관념" #옛날횡계리 강원도 횡계리하고 하면 예전부터 스키를 좋아하시던 분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한 때 대학스키연맹 소속의 대학스키팀 소속으로 활동도 하던 스키 메니아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 스키를 좀 타려면 베어스타운, 알프스, 그리고 용평 정도가 다였다. 그러다보니 겨울에는 아얘 횡계에 민박을 잡고 합숙을 하며 1-2달 살기도 했을 정도. 합숙소에서 해주시던 밥이 지루해지면 횡계리 식당에서 해장국이나 짜장에 탕수육 먹던 생각이 나는데 그 당시에도 횡계는 꽤 촌동네였지만 용평리조트 존재로 인해 그나마 여러가지 메뉴를 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지금횡계리 최근에 방문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강원도 여정에서 삼척의 <쌍용각>의 불발로 우연히 찾은 <진태원>에 식사를 할 겸사로 오랜만에 횡계에 들렀다. 이미 올림픽도 치룬 동네이다보니 이미 많은 개발이 이루어져 있고 새로 들어선 건물과 길들이 다수지만 여름 횡계의 느낌은 그 옛날 한가하면서도 시골느낌이 나는, 나에겐 여전히 옛날 횡계의 느낌이였다. 그런 한가한 동네에 딱 한 가게만 손님이 북적이고 심지어 웨이팅이 있었는데, 그 가게가 바로 여기 <진태원>이다. #가족가게 4인용 테이블 7개의 작은 가게다. 물론 전부 좌식이다. 가족이 가게를 운영하시는데, 큰따님이 홀을 담당하고, 작은 따님과 어머니가 주방을 맡고계시다. 보통 이럴 때에는 아버지가 웍을 잡으시던데... 허리가 굽으신 어머님을 뵈니 아마도 웍은 작은 따님의 몫인 듯 하다. 어쨌거나 정다워 보이면서 살짝 투덕대는 모습이 영락없는 화목한 가족들의 모습이다. #깔끔함 이집은 대기가 좀 있는데 그 이유야 당연히 손님이 많아서겠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 가게에 앉으면 보통 시골집 노포에서 느껴지는 퀴퀴한 냄새가 전혀 없다. 그렇다고 중식당에서 나는 기름 쪄든냄새도 없다. 옆테이블 정리하시는 것을 보니 그 이유가 감지가 되는데, 손님이 가고나면 굉장히 정성스럽게 스퀴즈 주걱을 이용해 잔반을 정리한다. (평생 처음 보는 방법) 그 뒤에 마른 행주에 물스프레이를 뿌려 (옆 테이블에 방해 안되도록 행주로 감싸면서) 소스통을 일일히 닦아낸다. 간장, 식초, 고추가루, 소금통 등 모든 통에 끈적임이라고는 1도 없고 심지어 소금통의 뚜껑은 광택으로 번쩍이기까지 하다. (사진10) 이 엄청난 청결함에 빈테이블 정리가 오래 걸리고 손님들의 웨이팅은 조금 더 길어지지만, 식당으로서 해야할 당연한 일을 이리도 정성스럽게 하시니 오히려 손님으로서 감사가 느껴질 정도. 화장실로 가는 길도 완전 시골집 모습이지만 곰팡이 냄새 1도 없이 깔끔한 것을 보면 이집 가족들의 뼛속까지 베어있는 청결함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맛 이집은 전체적으로 맛의 결이 <자연적>이다. 중식에서 자연적인 맛을 찾는 것이 무리일 수 있겠지만 탕수육, 짜장면, 짬뽕, 볶음밥 모두 너무나 자연스럽다. 인공적인 맛 보다는 재료의 맛 자체에서 풍미를 잡아내는 조리법이다. 마치 샘킴이 모든 요리에 사용하는 물을 채수로 쓰듯이 이집도 채소의 이용이 인상적이다. #탕수육 찹쌀탕수육인데 바삭쫄깃한 튀김이다. 고기는 쫄깃하고 냄새는 적지만 튀김옷의 비율이 더 높은 것이 이집의 특징이다. 소스는 살짝 달면서 산미는 부드럽다. 어떻게 보면 산미와 간이 좀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대단한 신박함이 이집 탕수육을 전국구 탕수육으로 만들었는데, 바로 <생채소>를 올린다는 것. 수북한 고기튀김 위에 생양파, 생당근, 생오이, 생배추, 생부추를 올리고 그 위에 소스를 뿌려내는 방식이다. 처음 보는 방식의 조리법인데, 이런 생채소들이 기가막히게 맛있다. 쫄깃한 튀김은 소스와 어우러져 질깃하고 찰진 식감으로 변하고 함께 곁들이는 아삭한 채소는 또다른 식감을 주니 식감면에서는 최고다. 게다가 생채소가 주는 신선한 단맛은 인공적인 단맛과는 차별적이라 엄청난 양의 탕수육을 물리지 않고 다 먹게 만든다. #짜장면 간짜장을 먹고싶었으나 이미 재료가 소진이 되어 짜장면으로 대체를 했는데, 아주 마일드하고 채즙의 맛까지 느껴지는 온화한 짜장면이 나왔다. 뜨끈해서 김이 펄펄나는 국수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짜장소스는 적당한 찰기로 질척대지도 워터리하지도 않고 딱 좋다. 면이 얇은 면이라 더 좋은데, 춘장의 온화함으로 봐서는 춘장도 이집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인다. 대량의 양파와 애호박의 맛이 자연스럽게 소스에 흘러나와 설탕대신 채소의 단맛이 느껴지는 명품짜장이다. 강렬함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분명히 실망이지만, 이런 종류의 짜장면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신세계다. 어떻게 보면 정말 짜장면 잘 만드시는 엄마가 만들어주신 중국집 짜장면 같은 <집짜장면>의 느낌이다. #짬뽕 이집 짬뽕이 참 희한한데, 분명 미리 끓여둔 맛국물로 만든 짬뽕임에도 누진 맛과 묵은 맛은 전혀 없이 깔끔한 국물이다. 해물은 오징어 조금 뿐이고 돼지고기 약간과 대량의 채소로 만들었는데, 아마도 채소의 사용이 그런 신선함을 주나보다. 짬뽕으로서의 킥은 후추가루가 해주는데, 국물을 마실 때마나 느껴지는 후추의 향도 향기롭다. 의외로 맛있는 국물이다. #볶음밥 잘 볶았다. 대신 불향이 뿜뿜거리진 않는다. 고슬하고 마일드하자만 볶음밥으로서의 정체성이 살아있다.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이다. #종합 옛 추억이 있는 시골동네에 오랜만에 와서 참 좋은 식당을 만났다. 가족이 운영하고 청결함을 유지하는 고집도 대단하지만, 설탕과 조미료로 대변되는 동네 중국집의 맛을 이렇게 고급스럽게 전개할 수 있는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치 ‘샘킴 쉐프가 짜장면을 만들면 이런 맛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자연스러운 맛에 30여분의 기다림은 즐거움으로 변했다. PS: 탕수육양이 꽤 된다. 생채소 때문에 부피가 큰 이유도 있겠지만 왠만한 탕수육 메니아가 아니며 대짜 주문은 주의하자..... 라고 말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우리 가족은 대짜를 해치웠다 ㅋ PS2: 되도록 스키 비시즌 때 방문을 권한다. 겨울엔 웨이팅 시간을 가늠할 수 조차 없으니... 근처에 양떼목장, 삼양목장 등이 있어 관광코스로 설정하기도 좋은 곳이다. 게다가 톨게이트에서 불과 5분 #러셔스의베스트짜장 #러셔스의베스트짬뽕 #러셔스의베스트볶음밥 #러셔스의베스트탕수육
진태원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길 19
맛집개척자 @hjhrock
탕수육에 생채소는 양파정도 올라가는건 봤어도 이 정도는 첨이네요. 특색있는 노포 중국집이네요..찜합니다 .^^
Luscious.K @marious
@hjhrock 지방에는 서울 보다 배추 등 서울에서는 잘 안쓰는 채소가 보이더라구요. 특히 배추는 지방 노포 탕수육에서 종종 보여서 옛날식 탕수육의 인디케이터도 되는 듯 해요. 식감도 맛도 훌륭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