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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4.5
8개월

모노리스 고수를 알아보는 법은 기본 자세라 했던가 일본 도쿄도 내에만 2800개의 프랑스 식당이 산재할 정도로, 서양 음식 문화의 메카인 일본과 도쿄. 유신을 거쳐 제국 시대, 고도의 경제성장기와 버블 경제를 지나는 동안 다양한 양식 문화와 문파가 일본에 생겨났다. 외국의 셰프들이 직접 차리거나, 외국의 학교나 유명 식당에서 수련 후 들어온 셰프들 뿐 아니라 소위 노포 프렌치라고 일컬어지는, 시류에 관계업이 클래식한 프렌치 음식을 선보이는 노포들도 도쿄 시내 곳곳에 산재한다. 최강록 씨의 출신 학교로 유명한 츠지학교 이후 프랑스와 일본의 여러 명점들에서 수련을 거친 뒤 시부야에 이름을 내거신 모노리스의 이시이 셰프. 노포 프렌치와는 살짝 다르게 도불 경험도 있으시지만, 일본의 클래식 프렌치를 계승하는 모임인 club de l’heritage의 회장이시기도 하다. 작지만 정갈하게 꾸며진 작은 점내. 커봐야 7평 정도 되어 보이는 주방에서는 고성은 커녕 말소리, 발소리 하나 없이착착 돌아가는 것이 참 일본스럽다. ##런치 코스(11000엔, 세금과 서비스료 별도) #아뮤즈 당근 크림에 차콜로 만든 마카롱, 대게살로 만들어낸 자그마한 오픈 쿠키, 이쿠라가 들어간 찬 수프. 클래식 프렌치를 표방하지만 일본의 식재료를 적극 사용해낸 점이 좋았다. 셋 다 좋았지만, 잘 구운 반죽에 꼬수운 대게향, 약간 짭쪼름한 간이 밸런스를 취하던 친구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전채 새 둥지를 닮은 플레이트 위에 윗부분을 살짝 들어낸 계란이 올라간 발칙한 외관. 안에는 부드럽게 만들어낸 계란 폼, 살짝 익혀낸 두툼한 베이컨이 들어간 호텔 조식을 연상시키는 요리. 느끼함을 잡아주는 셰리 식초의 쿰쿰한 산도가 매력적이었다. 식당의 시그니처 요리인데, 무게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전체에 있으니 뭐. 후술하겠지만, 개인적인 이 식당의 최고 장점인 밸런스 좋은 간과 맞닿아있는 요리. #스프 콜리플라워를 베이스로 프랑스의 블루 랍스터와 홋카이도의 우니를 더해냈다. 루의 느낌이 은근한 스프지만 콜리플라워와 우니의 청량함이 밸런스를 잘 잡아준다. 화룡점정을 찍어내는 겉만 익혀낸 랍스터까지. #생선 나가사키의 달고기를 4종의 버섯 콩소메를 소스 삼아 익혀낸 요리. 분명 클래식한 조합이지만 은은항 버섯향이 동양스러움을 더해준다. 앞전과는 다르게 은근한 간에 버섯의 채수가 편안하다. 어딘지 모르게 생선조림같기도 했던 재미있는 요리. #고기 일본의 저력을 보여주는 오늘의 베스트. 짚불의 화력에 힘입어 팬프라잉이지만 그레이 밴드 없이 완벽하게 익혀낸 사슴 등심이었다. 구수한 짚불 향에서 살짝 더해진 피의 풍미로 이어지는 압도적인 감칠맛. 겨울의 홋카이도 숲을 연상케 하는 붉은 베리까지 너무나 완벽했다. 한국도 소 뿐 아니라 다양한 육고기를 품질과 취향 별로 다양하게 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빌어본다. #디저트 프티 푸와 쇼콜라, 아이스크림으로 이뤄진 정석 코스. 톡 터지며 부드럽고 압도적인 달콤함을 보여주는 쇼콜라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웃긴 것이,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문화의 시류에 힘입듯 프랑스 요리도 일본 요리의 정갈함과 순수함을 업고 누벨 퀴진이라는 도약을 이뤄냈다. 이러한 역사 덕인지 긴자를 중심으로 한 노포 프렌치들은 역설적이게도 현대 프랑스 요리보다 조금 더 클래식한, 실러캔스같은 요리들을 한다는 평을 듣는다. 이곳의 요리도 루와 버터, 소스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기법들이 느껴지는 요리였다. 그러나 그러한 먼지 앉은 기법 속에서도 전혀 느끼하거나 부담 없이 밝고 화사한 트렌디함도 잊지 않았던 곳. 특히 디쉬마다 느껴지는 재료의 개성있는 산미와 감칠맛이 밸런스를 완벽하게 잡아주었다. 잘 먹었습니다. P.S: 신생 레스토랑답게 와인 보물찾기까지는 어려우니 참조하길. 재방문의사: 4.5/5 박물관은 살아있다 #도쿄 #도쿄맛집 #시부야 #일본맛집 #프렌치 #모노리스 #モノリス #グルメ #東京 #フレンチ

モノリ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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